추신수(41·SSG 랜더스)가 2024년, 한 시즌만 더 뛰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가 최저 연봉으로 계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 시즌만 더 뛰고 은퇴" 결정내린 추신수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가 '빅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가 된 추신수는 24번째 시즌을 더 특별하게 보낼 생각입니다.

2023년 12월 14일 프로야구 SSG는 "추신수가 2024년, 한 시즌을 더 뛰고서 은퇴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며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 구단도 이숭용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2군)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매년 최고 대우를 받으며 계약을 했던 추신수는 내년 최저연봉(3000만원)으로 계약을 하겠다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3000만원마저 전액 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내년에는 사실상 무급으로 시즌을 치릅니다. 

 

연봉 1위에서 최저 연봉으로, 그 마저도 기부한다

앞서 SSG 입단 첫 해 연봉 27억원을 받으며 당시 한국프로야구 연봉 1위 기록을 경신한 추신수는 2022년에도 연봉 27억원에 재계약했고 올해는 연봉 17억원을 받았습니다.

올해 연봉은 지난해 대비 10억원이 삭감됐지만 여전히 FA 계약 선수와 비FA 다년계약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연봉을 기록했습니다.

SSG는 "추신수는 최근 구단과 진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24시즌 종료 후 은퇴 결정과 함께 최저연봉(3,000만원) 계약 및 연봉 전액 기부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이어 추신수의 연봉 전액 기부에 대해 SSG 관계자는 "3000만원이 큰 액수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추신수 본인이 야구로 받은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환원하는 의미에서 전액 기부를 결정했다. 마지막 시즌을 의미있는 시즌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어했다. 구단도 이러한 뜻에 동참해 계획이 마무리 되면 기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정확한 기부 금액 및 다양한 기부 활동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추신수가 최저연봉을 받는 이유

SSG는 추신수가 최저연봉을 받는 것에 대해 "추신수가 팀 운영을 위한 배려를 해주면서 최저연봉을 받기로 결정했다. 구단도 이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샐러리캡, 선수 연봉, FA 부분에서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샐러리캡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샐러리캡이란 연봉 총액 상한선에 대한 규정으로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2026년까지 적용되는 샐러리캡 상한액은 114억2638만원입니다. SSG는 지난 3월 7일 기준 팀 연봉 94억8200만원(신인, 외국인선수 제외)으로 리그 1위를 기록해 샐러리캡에 이미 가까이 다다른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봉 17억원을 받았던 추신수가 최저연봉을 받기로 결정한 덕분에 SSG는 숨통이 트였습니다.

이어 SSG 관계자는 "추신수가 돈에 욕심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구단이 고민이 많았는데 추신수가 결단을 내려준 덕분에 많은 문제가 해결이 됐다. 구단 운영의 폭이 더 넓어졌다. 추신수가 팀 상황을 이해해주고 결단을 내린 것에 구단도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에 걸맞는 예우를 해줄 계획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최고의 타자 '추신수' 은퇴 후에는?

추신수는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꼽힙니다. 자연스레 현역 은퇴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추신수가 지도자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SSG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다. 다만 워낙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사는 선수이기 때문에 지도자로 나아가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내년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추신수가 내년 시즌이면 예년만큼 성적을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감독과 SSG 랜더스 구단은 추신수가 아직 구단에 필요한 선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앞서 이 감독이 부임하기 전에 SSG 랜더스 신임 감독 후보로 추신수, 박찬호 등이 직접적으로 거론돼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SSG 랜더스는 지난달 1일 "추신수 감독 선임은 우리 구단이 생각하는 방향과 다르다"라며 추신수 감독설을 부인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까지 이어진 커리어의 끝을 준비하고 있는 추신수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