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하락하자 뒤늦게 풋옵션을 대거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옵션이 행사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풋옵션 가격도 2거래일간 98%나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5일에 1205억원, 6일에 1046억원어치의 풋옵션을 순매수하여 총 2251억원을 투자했습니다. 5일 코스피가 8%대 급락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져 풋옵션 가격이 0.1P에서 10.2P로 100배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풋옵션은 주식을 약속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계약입니다. 풋옵션 매수자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이익을 보며, 큰 하락이 있을 경우에도 약속된 가격에 팔 수 있어 적은 투자로 큰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풋옵션 매도자는 주가 하락 시 약속된 가격에 주식을 사야 하므로 손실을 봅니다. 주가가 크게 오르면 옵션은 행사되지 않기 때문에 매수자는 옵션 가격만큼의 손실만 입게 됩니다.

하지만 6일과 7일에 걸쳐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풋옵션 매수자들의 손실은 급격히 커졌습니다. 5일에 10.2P였던 옵션 가격이 6일 4.24P, 7일 0.2P로 97% 하락한 것입니다.

옵션 가격 결정 요소는 다양하지만, 이번에는 기초자산 가격, 만기까지 남은 기간 외에도 변동성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옵션 내재변동성이 커지면 옵션 가격이 비싸지는데, 7일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풋옵션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유안타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이번 주 증시의 극심한 변동이 풋옵션 가격 급등을 초래했으나 이후 증시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5일과 6일에 대거 풋옵션을 매수한 개인들은 7일 오전에도 매수를 이어갔으나 결국 순매도로 전환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이번 급락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옵션 포지션에서 큰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며 "6일에는 풋옵션 1711억원을 매도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8일 만기가 다가오면서 풋옵션을 정리하지 못한 개인들은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옵션 가격은 만기일이 가까워질수록 더 떨어지기 때문에, 8일 코스피200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옵션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관계자는 "8일 옵션 만기일에 코스피200지수 종가가 확정되면 이에 따라 옵션 행사 여부와 대금 지급 규모가 확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지수가 행사 가격보다 높아 옵션이 행사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옵션 가격만큼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투데이 뉴스 김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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