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주도 시장을 이끌던 엔비디아의 부진 소식으로 반도체주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2차전지 업종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미국 대선의 영향을 받아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판매량 회복과 함께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6.11% 상승한 39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시가총액이 91조4940억원으로 약 4개월 만에 90조원을 회복했다.
삼성SDI도 전날보다 5.60% 상승한 35만8500원에 장을 마쳤고, 엘앤에프(3.36%), LG화학(2.23%), POSCO홀딩스(1.78%)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 역시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국내 반도체 종목들이 타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자금이 2차전지 업종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의 김지원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부진이 반도체주 매물을 초래했고, 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2차전지 관련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최근 2차전지 업종은 금리 인하 기대와 미국 대선의 영향을 받아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2차전지 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달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은 20.68% 상승하며 40만원 돌파를 노리고 있으며, 삼성SDI(12.21%)와 LG화학(4.91%)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KRX 2차전지 TOP 10지수'는 7.03% 상승하며, 전체 테마 지수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2차전지 업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증권가도 변화의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번 3·4분기 배터리 가격이 저점을 찍으면 전기차 판매가 회복되고,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414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8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3조9247억원으로 177.44%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 역시 올해는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5.23% 줄어든 1조579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89.71% 증가한 2조6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투데이 뉴스 김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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