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도요다 아키오와 회동…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변화 신호탄

투데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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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이달 말 일본 도요타그룹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최근 뉴욕에서 제너럴모터스(GM) 메리 바라 회장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전격 체결하며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 회장과 도요다 회장의 회동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가 글로벌 3위 자동차 회사로 자리매김하면서 모빌리티 시장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다 회장은 서울 방문 일정 중에 정 회장과 비공개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1위와 3위 자동차 회사를 이끄는 두 리더의 만남이 향후 논의될 내용에 대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로 꼽힌다. 지난 100년간 자동차 시장은 유럽의 강력한 파워트레인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지만, 최근에는 전기차(EV)를 중심으로 한 초고속 통신망,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이 핵심이 되고 있다. 현대차는 EV 분야에서 테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하이브리드(HEV) 시장에서도 도요타와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회동이 독일 폭스바겐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수소차 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현대차가 미래 기술을 선점할수록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와 수소차(FCEV)로의 전환이 길어질수록 전동화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은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기술력은 앞서가지만 시장에서 EV 판매가 부진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GM의 협력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중소형 SUV 모델인 투싼과 싼타페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GM은 쉐보레, GMC, 캐딜락을 중심으로 대형 SUV와 픽업트럭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가 전동화 기술에 공동으로 투자한다면 비용 절감과 함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 회장과 도요다 회장이 수소 사업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중심인 EV는 주행거리 제한과 충전 시간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승용차는 배터리 전기차(BEV), 상용차는 수소차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가 협력해 수소차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면 수소차 시장에서의 경쟁자는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며 수소차 시대를 앞당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도요타는 협력할 분야가 많아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의 과감한 행보는 현대차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 1986년 엑셀이 처음 미국에 수출될 때 조롱을 받았던 현대차는 이제 글로벌 3위 업체로 성장해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차 분야에서 유럽의 자존심이었던 업체들을 제치고 현대차 아이오닉 5N이 뛰어난 성능과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데이 뉴스 김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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