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 영풍 간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핵심 변수로 떠오른 영풍정밀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해 공개매수가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과 관련된 특수목적법인(SPC)인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영풍정밀 공개매수 인상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그리고 최윤범 회장이 출자하여 설립된 SPC다.
비록 이번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제리코파트너스 관계자는 “논의된 사항은 공시 대상이 아니므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제리코파트너스는 21일까지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대응하기 위해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나서며, MBK·영풍이 제시한 2만5000원보다 5000원 높은 3만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MBK·영풍도 즉각 대응해 같은 가격으로 인상하면서, 두 경쟁자의 공개매수가액은 동일해졌다. 그러나 매수 물량 면에서 MBK·영풍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MBK·영풍은 영풍정밀의 지분 43.43%를 매수할 계획인 반면, 최 회장 측은 25%만 매수할 예정이다.
또한 MBK·영풍은 모든 잔여 주식을 매수하는 반면, 최 회장 측은 일부만 매수한다는 점에서, 남은 주식을 가진 투자자들은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매수 기간 면에서도 MBK·영풍이 유리하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마감일은 14일로, 고려아연의 마감일인 21일보다 앞서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 회장 측이 영풍정밀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개매수가 인상이나 매수 물량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정밀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양측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1.85%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MBK·영풍이 이를 확보하면 고려아연 의결권에서 3.7%의 우위를 점하게 된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경쟁이 과열되면서, 본게임인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도 상승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의 조건이 동일하지만, MBK·영풍의 매수 조건이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풍정밀 대표와 사외이사들은 MBK·영풍의 공개매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MBK를 앞세운 영풍의 공개매수는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한 적대적 M&A”라며 “기업 가치를 해치고 사익만을 추구하는 투기자본의 행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투데이 뉴스 김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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