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부담 속 2차전지 ETF 40% 반등…ESS·실적 기대가 이끈 랠리

투데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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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1



국내 이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고평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주요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다. 특히 2026년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ETF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구성 종목 합산 기준 이차전지 산업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2023년 고점 대비 약 20%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익 전망치가 급격히 낮아진 상황에서도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0배에 육박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태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대표 이차전지 ETF인 ‘KODEX 2차전지산업’은 지난 5월 저점 이후 약 40% 반등했다. ‘RISE 2차전지TOP10’, ‘RISE 2차전지액티브’,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등도 실적 개선 기대감 속에 강세를 나타냈다.

DB증권 설태현 연구원은 “ESS 배터리 수요 증가, 주요국 정치 이벤트 종료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 그리고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가 최근 강세를 이끄는 복합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 주간 테마 ETF 수익률에서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두각을 보였다.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가 10.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TIGER 2차전지소재Fn’(8.4%), ‘RISE 배터리 리사이클링’(8.3%) 등이 뒤를 이었다. ‘RISE 2차전지TOP10’(7.8%)과 ‘RISE 2차전지액티브’(7.6%)도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장기 실적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 선별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이 많다. 설 연구원은 “2026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ETF가 다수”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더라도 중장기 성장성이 뚜렷한 종목 위주의 ETF 매수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주가 상승 속도가 이익 개선 속도를 앞지르면서 일부 종목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PER 수준에서는 향후 실적 모멘텀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라며 “분기별 실적 발표 때 가이던스 상향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TF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ESS, 배터리 리사이클링, 소재 다변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며 “테마 ETF는 개별 종목 대비 장기 수익률이 안정적일 수 있어,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라면 여전히 매력적인 분야”라고 평가했다.

투데이뉴스 양지철 기자<Copyright ⓒ 투데이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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