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20조 시장’ 열린다…K-조선, 美 함정 MRO 쟁탈전 전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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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20조원 미 해군 MRO 시장…MSRA가 ‘입장권’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을 위해 함정 정비 협약(MSRA) 취득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조선사는 물론 중형 조선사까지 가세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MSRA는 미국 해군이 함정 정비 및 수리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운영하는 공식 자격 인증 제도로, 해당 자격을 취득해야만 전투함과 호위함 등을 포함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미국 해군 MRO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조원으로 추산된다.

■ 시설·보안·재무까지 ‘깐깐’…취득에 최대 1년


미 해군은 MSRA 자격 부여 과정에서 업체의 정비 시설, 품질관리 능력, 보안 체계, 재무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통상 자격 취득까지는 8개월에서 1년가량이 소요되지만, 준비 상황에 따라 기간이 단축되기도 한다.
MSRA를 취득하면 군수지원함 MRO 사업 입찰 시 일부 서류 제출이 면제되는 등 실질적인 혜택도 주어진다.

■ HD현대·한화 이어 삼성도 가세…대형사 ‘줄줄이 진입’


국내 대형 조선사 중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MSRA를 취득했다. 같은 달 한화오션도 신청서 제출 7개월 만에 자격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최근 MSRA 취득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조선사들이 잇따라 미국 MRO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무게중심이 기존 상선 중심에서 방산·군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중형 조선사도 합류…HJ중공업·케이조선 준비 박차


중형 조선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HJ중공업은 지난 16일 MSRA 체결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케이조선 역시 자격 취득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신사업 확장 차원에서 상반기 내 MSRA 취득을 위한 서류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MRO 사업 확대 시 건조 부지 신설이나 확장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경쟁 불가피하지만…“대형·중형 역할 분담 가능”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과 함께, 대형사와 중형사 간 역할 분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사가 MSRA를 다수 취득할수록 경쟁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형 조선사는 단순 수리보다는 신조나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대형사와 중형사 간 역할 분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MRO는 ‘본게임’의 시작…미 함정 건조까지 노린다


대형 조선사들에게 MRO 사업은 단기 수익보다는 미국 함정 신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MRO만 놓고 보면 대기업이 당장 큰 이익을 얻는 구조는 아니지만, 수주 시 국내 중소 협력사들과의 협력 모델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며 “대기업은 MRO를 통해 미국 군수 체계를 이해하고 정부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제도가 바뀔 경우 함정 건조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MRO는 향후 참여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커스 저널 오승진 기자 <Copyright ⓒ 포커스 저널.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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